[그녀의 수캐들]의 뒷얘기

친구가 없어

갈아엎은 에피소드

느즈막한 오후, 은솔은 정원 그네에 앉아 한시간째 심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다.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건 아니었고 다 사연이 있었다. 휴학계를 내버려 미국에서 체류가 불가능해진 의준을 여행에서 데리고 돌아온게 어제였다. 은솔은 우선 귀국하자마자 신나게 남자친구와 폰섹스를 했다. 그 대가로 오늘 아침부터 건은 대충 처리했던 일이 커지는 바람에, 수습하느라 바빠져서 연락하기 힘든 상태가 됐다. 남자가 궁해진 은솔은 연재한테 가서 옆구리를 찌르며,


"여동생이 유혹했다고 홀랑 넘어간 작은 오빠가 아니신가."

라고 했더니 연재가 후회와 비탄에 찬 얼굴로,

"맞아 난 쓰레기야... 살 가치가 없어어어어어!"

라고 소리지르면서 정원 끝까지 도망가더니만 그 후로 연재가 은솔을 피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갑자기 테니스 상대를 잃은 은솔은 한창 안경쓰고 학교 공부중인 서우한테 가서,

"누나가 가르쳐줄까?"

하고 웃으며 치댔다. 서우는 그 자리에서 안경벗고 벌떡 일어나 싸늘하게 말했다.

"아가씨께서 도와주실 것 까진 없습니다."

그러더니 책들고 가버렸다. 서우는 아가씨와 도련님으로 자위까지 해버린 자기가 싫어져 죄책감에 짓눌린 상태였다. 그래서 마음이 가라앉을 때 까지 남매에게 칼같이 선을 긋기로 했다. 남겨진 은솔은 냉정하게 가버리는 서우를 황당하게 쳐다보다, 오늘은 기분이 안 좋은것 같다고 대충 넘겼다. 마침 4년째 운동이랑 담 쌓고 살아 비실비실한 의준이 지나가고 있었다.

"큰오빠! 테니스 치자 테니스."

의준은 은솔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흠칫 놀라고 시선을 피했다. 그래도 누구들처럼 도망가진 않았다. 의준은 얼굴이 파랗게 질려 더듬더듬 말했다.

"테니스... 응.. 근데 은솔아, 오빠가 지금은 몸상태가 좀..."

안 좋아보이긴 했다. 의준의 20초 전까지 좋았던 건강이 갑자기 나빠진 이유는 당연히 은솔이 가까이 와서였다. 의준은 가까스로 오빠로써의 책무를 다하고 있었지만, 아직 동생들과 눈 마주칠 용기는 나지 않았다. 은솔은 못써먹겠다 싶어 의준을 그냥 보냈다. 그렇게 가족들한테서 따돌림을 받고 나니 은솔은 친구들이 생각났다. 한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금방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연락 받는거보니 다 삐졌나보네? 나랑 놀러가자."
"싫어."
"왜?"
"통화는 하겠는데 아직 얼굴 볼 만큼 다 풀린건 아니거든!"




2017년 5월 5일 (어린이날!) 쓰다가 에피소드로 못 이을거같아 엎어버린 내용입니다. 21화~22화쯤 넣고 싶었는데 저러고 더 못 잇겠어서 그냥 없애고 첨부터 다시썼음. 이래놓고 후기란에는 어린이날엔 연재 쉰다고 했던거같은데

티디 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

티디물 생산지
티디물 생산지
구독자 181

0개의 댓글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로그인하고 댓글을 남겨주세요.
새로운 알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