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화원]의 뒷얘기

상장

상 받을 뻔 했던 남시언

상장


3학년 1반 남시언


위 학생은 교내 여름방항 점심방송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여

아라남자고등학교 역사상 최초 

전교생 여름방학 보충수업 달성률 100%를 이끌었음으로

이에 이 상장을 주어 표창한다.


7월 4일

아라남자고등학교 교장 남영수


***


뭐야. 뭔데 이게. 뭐 이런 걸 가지고 표창을 해. 


3학년들이야 원래 방학에도 집에 못 가니까 그렇다 치자. 1, 2학년들은 정말로 내 목소리 좀 듣겠다고 방학인데 아무도 집에를 안 가? 내 자의식이 비대해져 지레짐작하는게 아니다. 나 때문에 학교에 남는다고, 백 통 조금 넘는 팬레터들이 일일이 다 고백하고 있다. 


나를 향한 숭배가 가면 갈수록 심해짐을 느낀다. 학생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 연구원들, 그냥 여기 건물을 지키고 있는 모든 직원들. 심지어 가끔 아라남고 길을 타고 저쪽 초소를 왔다갔다하는 군인들까지! 나랑 눈만 마주치면 어쩔 줄 모르고 얼굴이 빨개져서 고간 부여잡고 쓰러지는거다.


고간을 왜 붙잡는지는...자세히 상상하지 않기로 한다.


아니 근데, 어떻게 다들 한 눈에 내가 '왕자님' 인걸 알아보는 걸까? 내가 눈에 띄는 생김새는 아닌데.


어쨌든 여전히 성례교는 잘못됐고 가능하다면 당장에 탈출하고 싶다. 그렇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내가 교주 노릇을 아주 잘 하고 있는게 분명한거다. 소시민인 내가 어떻게? 나는 거의 숨만 쉬고 있었는데 내 뭘 보고 그렇게? 그 부분은 알 수가 없다. 광신도들은 논리로 움직이지 않는다. 한숨을 푹 쉬었다.


내 신발장 구경하던 이찬이가 살벌한 말을 한다. 


"응? 자기 뭐 고민있어? 스토커 너무 많아져서 그래? 내가 조금 치워볼까? 아니면 내가 여기 있는데 다른 남자 생각하는거 아니지? 죽여버린다?"


그렇지만 상황이 점점 막장으로 치닫을수록 이찬이의 존재는 소중해진다. 나한테 살해협박을 하잖아. 적어도 나를 숭배하거나 이상한 이미지를 씌우지 않고 나를 똑바로 봐준다는 증거다.



이하 이찬이가 협박하면서 강제로 구두 핥는 전개였는데 어쩌다보니 삭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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